선과 악의 구분, 그리고 그 애매모호함에 대한 이야기 - 다크나이트 by 또로

내가 이 영화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때가 작년. 우연히 한 예고편을 봤다.
장엄한 음악과 함께 나오는 나레이션, 그리고 뿜어져나오는 빛들.
그 빛들이 점점 어둠을 뚫고 나오는 배트맨 로고. 그리고 나오는 소름끼치는 목소리와 함께 조커카드가 나오며 끝나는 예고편.
알고보니 다음해에 개봉할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의 티저예고편이였던것이다.
난 이 예고편을 맨 처음 봤을때의 첫 반응은 [뭥미?] 였다.
하지만 이후 나왔던 정식예고편을 보고선...
난 어느 양놈이 찍은 구린 화질의 캠영상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을 먹었다.
왠 건물이 하나 폭발하더니 나오는 괴상망측한 얼굴. 어린시절 보았던 배트맨의 그 조커와는 다른 조커였다.
내가 어린시절 봤던 조커라 하면 팀버튼 영화에 나왔던 잭니콜슨의 조커인데 그의 조커는 만화속에서 튀어나온듯한 총천연색의 조커였다.
하지만 왠 이상한 화장 범벅을 한 놈이 나오더니 와이소시리우스라고 지껄이는데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나오는 배트맨의 이상한 오토바이인지 뭔지하는것과 자빠지는 트럭, 그리고 맞대면하는 배트맨과 조커.
짤막한 예고편인데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영화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었다.
예고편을 보고난뒤 인터넷을 뒤지며 알아낸 사실. 나는전설이다 IMAX 상영전 나오는 다크나이트의 프롤로그 영상이 상영되는것.
나는전설이다도 한번 보고싶었던 영화였던지라 닥치고 IMAX 상영으로 봤다.
극장이 어두워지더니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 푸른화염속에서 나오는 익숙한 워너로고와 함께 배트맨로고가 등장하다가 쿵!
그리고 나오는 조커일당의 은행털기씬. 커다란 스크린을 압도한 조커의 첫등장씬은 정말 할말을 잃었을 정도다.
이후에 나온 다크나이트의 액션씬 몇가지를 보며 큰 전율을 일으켰고, 마지막에 나온 배트맨 로고가 나오자마자 내 머리속에서 든 생각은 [이건 닥치고 극장행이다] 라는 생각뿐이였다.
본 영화인 나는 전설이다가 시작된 후에도 내 머리속에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상영되었던 다크나이트의 프롤로그영상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난 그후 dvd로 배트맨비긴즈를 빌려보았고 더더욱 다크나이트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만 갔다.
7개월후, 북미를 비롯한 몇몇국가에서 다크나이트가 개봉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8월달 개봉으로 이미 국내웹하드엔 다크나이트의 캠버전이 돌아댕겼고, 그와 더불어 스포일러까지 돌아다녔다.
내가 아는 미국에 사는 어떤분은 다크나이트를 극장에서 보고 큰 감동을 얻었다고 했을정도니 나로선 더더욱 기대를 하지 않을수 없었다.
드디어 8월이 다가왔고, 다크나이트의 IMAX 상영 예매가 시작되었다. 난 개봉 하루전날 했던 유료시사회의 좌석을 재빠르게 예매했다. 하지만 그때는 좋은자린 다른 사람들이 다 차지하고 맨앞뒤좌석만 남았을 뿐이였다.
그리고 극장에서 보게된 날. 난 그때서야 알게되었지만 맨 뒷좌석인줄 알고 예매했던 좌석이 맨앞좌석이였다.
어쨌든 용산 IMAX상영관에서 봤다. 그것도 맨앞좌석에서 거의 눕다시피 하면서.
하지만 내 눈으로 본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였고, 대단한 영상이였다.
엔딩크레딧이 뜨자마자 박수를 쳤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그리고 극장엔 기립박수가 울려퍼졌다.
크레딧이 다 뜨고 극장이 완전히 환해져도 자리에서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짐을 주섬주섬 챙기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멍하니 타고 집에 와서 남겼던 글이 한가지 있다.
난 그 영화에 대해 딱 한마디 밖에 할수 없었다. 그 말은 바로 [오 씨발] 이 한마디였다.

그후 4개월이 지났고, 시험기간동안 블루레이파일이 돌아댕기기 시작했다. 난 재빨리 받고선 시험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시험기간이 끝났다. 그리고 블루레이립을 감상했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 글은 그 블루레이립을 다시 감상하고 IMAX상영때 느꼈던 감정을 회상하면서 쓴 글이다.

이 영화의 백미는 두말할것 없이 조커다. 위에서 말했듯이 잭니콜슨의 조커와는 완전다른 히스레져의 조커는 그야말로 압권이였다.
잭니콜슨이 조커를 연기했다면 히스레져는 조커 그 자체가 되었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히스레져의 조커는 뛰어났다.
개인적으로 다크나이트의 조커의 최고의 연기장면을 하나 뽑자면 (스포) 후반부에 빌딩에서 조커와 배트맨이 만나게 되고 개들이 배트맨을 공격할때 같이 공격하는 조커의 모습을 뽑고싶다. 그 장면에서 조커는 한마리의 미친개가 되어 날뛰고 있었다.
영화상에서도 자신은 아무이유없이 달리는 차를 쫓아다니는 개라고 했으니 조커는 돌+아이요. 미친개다.
지금까지 본 영화의 악당들은 못된짓을 통해 부를 축적하거나 권력을 얻으려 발버둥치다 당한다면 조커는 못된짓 그자체를 즐기는 말 그대로 악 그자체다. 미하엘하네케감독의 퍼니게임의 두 악당들도 비슷한 놈들이지만 조커에 비하면 그냥 애새끼들 뿐이다.
하지만 악당이 조커만 있냐? 투페이스도 있지~
난 영화를 보기전에 투페이스에 대해 아는것이라곤 하비덴트검사가 화상을 입어 아수라백작마냥 얼굴이 반반이 된 악당이라고만 들었지만 영화를 보니... 헐...
이후로 고담시의 한줄기의 빛과도 같았던 그는 악당이 되어버리는데... 그저 안습이다. 슬프다. 지못미 ㅠㅠ

이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다크나이트는 선과 악의 구분, 그리고 그 애매모호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수있다.
자기 스스로 선이 되고자 히어로를 자청한 브루스웨인, 선이 되고자 했으나 악이 되어버린 하비덴트, 그리고 악 그자체 조커로 크게 나눌수 있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선과 악의 애매모호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브루스웨인은 평소엔 그저 회의시간에 잠이나자는 웨인그룹의 회장이지만 가면만 쓰면 히어로로 바뀌는 다중인격(?)의 소유자.
하비덴트는 범죄의 도시 고담시의 한줄기의 빛과도 같은 선량한 검사로써, 정의사회를 실현하고자 했으나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180도 뒤 바뀐 악당.
조커는 어디서 왔는지도 신상도 모르는 그저 못된짓만 골라서 하려는 정체불명의 돌+아이.
(스포) 배트맨과 하비덴트는 조커를 잡으려다 하비덴트는 다치고 하비덴트 여친 (前 브루스웨인 여친) 레이첼은 뒤지고 하비덴트는 조커의 꾀임에 의해 악당이 되고 결국 조커는 잡히지만 투페이스는 배트맨과의 싸움끝에 뒤지고 배트맨은 떠난다는것이 다크나이트의 주요 스토리다.
이렇게 보면 선과 악의 구분, 그리고 그 애매모호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충격먹었던 점중 하나는 바로 이야기의 흐름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마다 예상을 뒤엎는 결말들을 만들어낸다.
특히 (스포) 죄수들의 배와 민간인들의 배가 서로 다른배의 기폭장치를 가지곤 상대의 배를 폭발시키자 하지말자를 각 배에서 의견이 오고가지만 결국엔 두 배 모두 기폭장치를 포기하고 아무배도 안터지는 결말의 에피소드는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상황이였다.
역시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잘 표현해내는 크리스토퍼놀란의 각본과 연출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었다.

하지만 난 이 영화 최고의 부분은 라스트씬이라고 생각된다.
(스포) 투페이스가 배트맨과 함께 떨어져 죽어버리고 고든과 배트맨은 투페이스가 아닌 화이트나이트였던 하비덴트가 죽은걸 슬퍼하게 되고 배트맨은 이 모든 누명을 뒤집어 쓰겠다고 하고는
"그는 고담에 필요한 영웅이니까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아니란다 그러니 쫓아가야지 그는 감당할 수 있거든 그는 영웅이 아니니까 그는 침묵의 수호자이자 우릴 지켜보는 보호자…
어둠의 기사란다" 라는 대사와 함께 배트포드를 타고 빛속으로 사라진다.


배트맨은 잘못한게 없다. 그리고 하비덴트도 잘못한게 없다. 그들은 단지 선으로 남고 싶었을뿐이였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에 점점 혼란을 겪기 시작하면서 선과 악의 구분에서 갈등을 했다.
결국 그들은 폭발했다. 서로의 목적도 이루지 못한채 그들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우리에겐 이세상을 구원해줄 영웅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곁엔 배트맨도, 슈퍼맨도, 아이언맨도 없다.
그렇다. 우리는 영웅이 필요하지만 영웅은 정작 없는 영웅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영웅없는 사회를 살려면 우리가 먼저 영웅이 필요없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타오르다 한줌의 재로 사라진 히스레져의 명복을 빈다.





오랜만에 쓴 영화리뷰.
dvd 사면 또 봐야겠다.



"Because he's the hero gotham deserves, but not the one it needs right now,

so we will hunt him, because he can take it, because he's not hero, he's a silent guardian,

and a watchful protector, the dark knight."

덧글

  • ㅇㅇ 2009/01/23 08:16 # 삭제 답글

    지나가다가 흥미로운 글이있어 보고 글을남겨요 ㅎㅎ, 그런데 음 히스레저 투페이스 베트맨은 각각 영화에서 악당 시민 영웅 으로 나타나고있고 다크나이트에서 투페이스 라는 이름처럼 그는 두가지 모습으로 보입니다 영웅 과 악당 으로 나타나게되고, 음 선과 악의 애매모호함도 맞겠지만 정확한건 선에서 악으로 추락하는 영웅의 모습 즉 고담시의 화이트나이트가 고담시의 악당이되는 것이 이 영화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잇겠죠?
  • 또로 2009/01/23 18:06 #

    한 사람에게서 브루스웨인과 배트맨이라는 두개의 인격(?)이 있는데 계속 조커와 싸우다보니 정체성에 혼란이 오게됩니다. 여기서 보면 배트맨은 가면만 쓰면 선이 되는것이 과연 진짜 선인가 아니면 일종의 위선일까요? 선에서 악으로 추락하는건 투페이스의 이야기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선과 악의 애매모호함이라는 제목을 쓰게 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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